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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 전망

“2016년, 국내 네트워크 시장 절반이 SDN”- 오픈플로우코리아

【사람중심】 2013년 국내 SDN(Software Defined Networking) 시장이 약 730억원 규모를 형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SDN은 네트워크의 데이터 전송 기능은 표준화된 장비가 처리하고, 각종 제어 기능(인증, 보안, QoS 등)은 중앙의 콘트롤 장비에서 SW로 처리하는 네트워크 방식입니다. 네트워크를 쉽게 통합·분리할 수 있고, 원하는 서비스(기능)을 쉽게 적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입니다.).


최근 네트워크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SDN에 관심이 높기는 하지만, 국내 SDN 시장의 규모를 예측하는 자료가 나온 것은 처음입니다. 이번 자료는 국내 유일의 SDN 관련 커뮤니티인 ‘오픈플로우 코리아(www.openflow.co.kr)’가 12월 3일부터 12월 18일까지 국내 84개 기업 및 기관의 네트워크 담당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나온 것입니다.

(이번 보고서는 12월 28일 오픈플로우 코리아 홈페이지에 공표될 예정입니다.)



‘2013년도 한국 SDN 시장전망’ 자료에 따르면, 내년도 국내 SDN 시장 규모는 민간 투자 부문이 290억원, 정부 지원 부문이 200억원, 고용 부문이 240억원으로 모두 730억원 규모를 이룰 것으로 보입니다. 이 가운데 고용 부문을 제외한 490억원은 2013년 국내 네트워크 시장 전체 규모인 1조 3000억원의 3.76%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오픈플로우 코리아는 IDC가 2016년까지 전세계 SDN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을 145.5%로 예상한 것을 국내 시장에 대입한 전망도 내놓았습니다. 


이 예상대로라면 2014년에는 처음으로 1000억원대를 돌파해 약 1200억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한 뒤, 2015년에는 3000억원에 육박하는 시장이 만들어질 전망입니다. 이 때가 되면 SDN이 전체 네트워크 장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2.7%로 올라서게 됩니다. 2016년에는 시장 규모가 7250억원으로 훌쩍 커지고, 네트워크 장비 시장에서의 비중도 55.77%로 전체의 절반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서는 예상했습니다.




이번 설문조사는 처음 실시된 것이지만, 매우 유의미한 정보들을 담고 있습니다.


‘SDN이 현재의 네트워크를 대체할 강력한 아키텍처라고 생각하는가?’라는 물음에 응답자의 89.4%가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SDN에 관심이 매우 높다는 응답 또한 53%나 됐습니다. 


국내에서 SDN이 언제쯤 활성화될 것인가에 여러 의견이 있는데, 이번 설문에는 그 시기를 점쳐 볼 수 있는 문항도 포함됐습니다. ‘SDN이 현재의 네트워크를 대체하는 시기를 언제쯤으로 보는가?’라는 물음에 2014년을 택한 응답자가 37.8%로 가장 많았고, 2015년을 택한 응답자가 31.1%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SDN이 현재의 네트워크를 대체하는 시기



SDN이 국내에서 활성화되는 시기와 응답자들이 생각하는 투자 시기는 조금 달랐습니다. ‘투자 계획이 있다면 그 시기는 언제쯤인가?’는 질문에 ‘2013년 상반기’를 택한 응답자가 40.9%로 가장 많았고, ‘2013년 하반기’를 택한 응답자도 33.6%나 됐습니다. 전체 응답자의 74.5%, 즉 3/4이 2013년에 투자할 계획이 있다고 답한 것입니다. 

SDN 투자 계획 시기


시장의 활성화를 예상하는 시기와 투자 시기 사이에 괴리가 있는 것과 관련해 보고서에는 별다른 언급이 없었습니다만, 이 같은 차이는 기업·기관이 네트워크를 개선·교체하기 전에 새로운 기술인 SDN을 미리 검증해 보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와 함께 비즈니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네트워크의 혁신이 중요한 과제 중 하나가 대두되고 있음을 예상해 볼 수도 있겠습니다. 



‘SDN이 활성화되면 가장 좋아지는 점은 무엇일 거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도 있었는데, ‘서비스 민첩성’과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 창출’이 각각 39.1%를 기록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이 밖에 ‘벤더 중심에서 사용자 중심으로’가 19.2%, ‘공정한 시장 환경’이 2.6%로 나타났습니다. 

SDN이 주는 이점


네트워크 전문업체들이 SDN의 장점으로 가장 강조하는 것이 ‘특정 벤더 종속에서 탈피’, ‘기술 중심에서 서비스 중심으로의 전환’을 내세우는데 사용자 설문조사에서는 이러한 이유를 선택한 사람들이 매우 적었습니다. 공급자와 사용자가 바라보는 이점이 확연히 다르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이는 역으로 생각하면, 사용자가 생각하는 이점을 주지 못했을 때에는 공급자가 제시하는 이점이 그다지 매력을 갖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어서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SDN이 활성화되고, 기존의 네트워크를 대체하기 위해 필요한 과제들도 명확히 드러났습니다. ‘SDN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현 시기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들은 ‘다양한 적용 사례(36.4%)’와 ‘안정적인 콘트롤러 및 앱(20.5%)’을 꼽았습니다. 기술, 장비, 소프트웨어의 신뢰성이 확보되어야 SDN이 확산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생태계 활성화(29.1%)’를 꼽은 응답자도 다수였습니다. 장비·SW의 가격이 안정되고, 선택할 수 있는 (호환성을 갖춘) 장비·SW가 많아지는 것 또한 SDN의 활성화에 중요한 과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SDN 활성화를 위한 과제



현재 전세계 SDN 시장은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고 있는데, 이들 나라의 뒤를 잇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입니다. IDC의 SDN 시장 연평균 성장률에 기존 네트워크 장비가 SDN 장비로 전환되는 부분을 제외한 것임을 감안하면, 국내 SDN 시장은 더 빨리 성장할 가능성도 적지 않습니다. 


과연, SDN은 네트워크 업계의 기대대로 ‘특정 벤더 종속’을 약화시키고, ‘네트워크 기술 중심에서 네트워크 서비스 중심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이루어 낼 수 있을까요? 사용자들은 SDN을 통해 ‘서비스 민첩성’과 ‘비즈니스 기회’를 확보할 수 있을까요?


양측의 기대가 크다는 것은 SDN이 그만큼 의미 있는 변화라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하지만, 모두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여전히 갈 길이 멉니다. 짧은 시기에 네트워크 분야의 가장 큰 이슈꺼리가 된 만큼 기술 발전도 빠르게 이루어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김재철 기자>mykoreaone@bitnews.co.kr